저 지난 해인가에 두부를 만드는 콩이 다 소진되어 다른 콩자루를 개봉하려고 보니 아뿔싸 양상군자께서두부를 만들어 먹어려고 보관해둔 콩은 물론 이듬해 씨앗용 콩까지 모두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창고 바닥이 판자인데 이빨로 깕아 구멍을 내어 출입했던 모양이다.

그 당시 약국에서 구입한 쥐약으로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또 두부용 콩을 정리하다보니 창고 바닥에  구멍을 만들고는 콩자루 1개를 개봉해서 시식을 하는 중이었다.

그나마 처음 시작 단계에 발견하여 피해는 크지 않았다.

약국에서 쥐약을 새로 구입하여 양상군자께서 먹기에 좋은 위치에 준비해 두고는 쥐약의 양이 줄어들 때마다 보충했더니

마침내 포도나무 덩쿨아래에서 배가 뽈록하게된 채로 바르르 떨면서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있었고 또 한마리는 다른 곳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최근 몇일째 준비해둔 쥐약이 더 이상 줄어 들지않는  것을 보니  이제 양상군자는 모두 정리된 것 같다.

곡간을 더 이상 해하지않는 것은 바가운 일이나 쥐도 한 생명체인데 마음 한켠에서는 찡한 느김이 든다.

 

쥐와 관련된 기원전 중국 진시황 시대에 승상을 지낸 이사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새삼 떠오른다.

이사는 젊은 시절  당시 초나라의 작은 고을 하급관리가 되었다.

어느날 그는, 관청 뒷간의 쥐는 불결한 것을 먹으면서 사람이나 개가 가까이 가면 놀라서 달아나지만, 광 안의 쥐는 쌓아둔

쌀을 먹으면서도 사람이나 개가 가도 그리 놀라는 기색이 없고, 또한 넓은 지붕밑에서 편하게 사는 것을 보고는 크게 

깨달았다.

"사람이 어질다 어리석다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쥐와 같아서 스스로 있는 곳에 따라 다르구나"

마침내 이사 자신도 대처로 나가 진나라 시황제의 승상의 지위에 까지 오르게 되었다.

 

단감나무 소독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명  (0) 2022.11.14
이완대장과 산월이  (0) 2022.06.26
보리수나무  (0) 2022.05.24
두견새  (0) 2022.05.09
악어신세2  (0) 2022.04.28

오늘은 보리수나무 열매가 잘 익어 한웅쿰 따서 먹어보니 그 맛이 상큼하다.

보리수 하면 석가모니가 그 아래에서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고 하며

걸어 갔다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젊은 시절 직장생활을 할 당시 하루는 어떤 땡중(스님)이 프라자 객실에서 창구 여직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치고있길래 응접실에 모셔놓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내용인즉슨 통신요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아 전화가 끊어졌단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모양이다. 몇일간의 말미를 주고 끊어진 전화를 다시 살려주었다.

 

스님은 그냥 돌아가기에는 게면쩍었는지 몇마디 주절주절한다.

마리아가 말이야 결혼도 아니했는데 아이를 낳아서 말이야 ...

어찌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느냐며 잘 난체를 한다.

그래서 내가 되물어 보았다.

예수는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태어났다고 했는데

그러면 석가모니는 어떻게 태어났는지 아느냐고 하니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기만 한다.

 

석가는 인도 작은 왕국의 왕비인 마야부인이 룸비니동산의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부인의 오른쪽 옆구리로 낳았다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냐고 하니까 허둥지둥 급하게 인사하고 가버린 일이 새삼 떠올라 

나도 몇마디 주절주절 해본다.  

  

상큼한 보리수나무 열매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완대장과 산월이  (0) 2022.06.26
양상군자  (0) 2022.06.12
두견새  (0) 2022.05.09
악어신세2  (0) 2022.04.28
악어신세  (0) 2022.04.24

오늘은 일요일이자 사월초파일이다.

집앞 만어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차량행렬이 줄을 잇고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목탁소리와 염불소리가 들리지않는다.

단감나무의 적과를 해야하는 시기이므로 매년 이맘때 쯤이면 감나무위에 걸터앉아 목탁소리를 듣곤하였는데...

아내한테 오늘이 초파일인데 이상하게 목탁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니 요즘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단다.

산골이라 절(암자)이 많아 이날 만큼은 온 산골이 꽉 차도록 이절 저절에서  경쟁적으로 목탁소리를 내었었는데

이렇게 조용하니 아쉬운 느낌마저 든다.

 

대신, 두견새 소리만 온 종일 들려온다.

떠나보낸 짝을 못잊어서인지 그 소리가 몹시도 구슬픈 것 같다.

두견새 울음소리 사이사이로 비둘기의 구구대는 소리도 간혹 들려오지만 그 슬픈 느낌은 비교가 안된다.

 

콧등을 자극하는 찔레꽃향기와 더불어 봄내음을 더욱 짙게 만든다.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상군자  (0) 2022.06.12
보리수나무  (0) 2022.05.24
악어신세2  (0) 2022.04.28
악어신세  (0) 2022.04.24
갑을 관계  (0) 2017.07.14

오늘도 작업장에 도착하였다.

시간은 오후 2시,

작업시간이 오후2시부터 6시까지 이므로 항상 이시간 쯤 도착한다.

구성진 노래는 오늘도 어김없이 공원광장까지 들려온다.

어제는  "연상의 여인"  이였는데

오늘은 "우중의 여인" 이다.

 

나는 작업을 위하여 예초기 시동을 걸어야한다.

예초기를 작동하면 저 양반들 흥에 방해가될텐데..

반주를 겯들인 점심을 끝내고 흥을 주체 못해서 마이크를 잡은 모양이다.

잠시 머뭇거리다 시동을 걸었다.

가급적 소리가 덜 나도록 약하게 하여 풀을 베었다.

정히 그네들의 여흥에 방해가 된다면 식당의 주인을 보내오든가 항의를 해오겠지..

다행히도 그러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누구나 힘깨나 쓸 때에는 저렇게 평일 대낮에 여인들과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하였을테지...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라이브음악으로 유명한 카페임)

 

악어의 발갈퀴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수나무  (0) 2022.05.24
두견새  (0) 2022.05.09
악어신세  (0) 2022.04.24
갑을 관계  (0) 2017.07.14
소나무 잔치하는 날  (0) 2017.05.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