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이 귀한 시절엔 매년 이맘 때 쯤이면 추운 날씨 저녁시간에 오바깃 세우고 양손은 오바 호주머니에 찌른채 옆구리엔 두루마리 달력을 한두개 차고 귀가하는 가장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달력은 1년 내내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귀중한 품목을 차지하였다
특히 달력만큼은 가장이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몸에 베인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도 매년 달력에 대해서는 나 혼자 신경을 쓰고 있다
하기야 요즘 젊은 층은 우리집 남의집 없이 종이달력 자체를 모르고 휴대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데 익숙하여 달이 바뀌어도 지난 달력 넘기는 것 조차 내 차지이다
어쨌거나 올해에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오니 그 달력을 확보하는 궁리를 아니할 수 없어 몇마디 하였더니 옆지기 조차 "달력에 너무 신경쓸 필요가 뭐 있느냐?"는 식으로 대수롭잖게 생각할 정도이다
아니! 가장의 위대한(?) 역할을 이렇게 무시하다니 ....
물론 지역 농협의 조합원용도 있고 부산에서도 준조합원용으로 방문해서 달라고하면 되지만 창구에가서 얘기하면 먼저 소진되었다할 것이고 조합원이라고 재차 이야기하는 것 도 구차스럽고, 생각에 따라서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저런 것이 귀찮아 오늘은 이웃지역 면소재지 농협창고에 보관해둔 감자도 1박스 찾을 겸 가는 길에 그 지역 농협에 들러,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달력 얘기를 하니 동네 이장을 통하여 배부를 모두 끝냈단다
그러면서 "상회"달력이 몇개 남아 있다면서 5부를 준다
이런 횡재가 있나!
그러면 농장 거소에 2장을 걸고 부산 아파트에 3부를 걸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자체도 크고 일별 메모난도 있어서 어찌보면 농협달력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는 어느집 없이 곡식자루 쌓여진 옆자리 벽에,지역 국회의원이 동네 이장을 통해 나누어준, 가운데에는 당해 국회의원 사진이 위치하고 그 들레에 12개의 월력이 인쇄된 달력을 쉽게 볼수 있었다
그리고 울산지역에서 보낸사회 초년병 시절에는 삼양사,유공(대한석유공사울산정유공장=>현 SK석유)등 기업체에서 우리 부서로 보내온 달력을 보내와 이것들을 모아두었다가 1인당 필요한 만큼 배부하곤 했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설탕 또한 귀한 시절이라 설등 명절에는 이것 또한 필수품이라 설탕회사에서 이것을 보내오면 이것 역시 한 봉지식 배부받은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제 금년 한 해도 몇일 남지않았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한해한해가 무척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벌써 가을 겆이도 끝나고, 메주쑤기 김장 담그기등 월동준비도 끝난 상태라, 달력 준비로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