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겆이등 할 일이 있어 농장엘 갔다.자동차를 농막앞에 세워두고 집앞 밭에 심어둔 배추가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보려고 하는데 진입로 입구에서 우리가 금방 통과해온 길을  어떤 여자가 체인으로 걸어  막는다.옆에가서 이게 무슨 짓이냐고 물어니 뜬금없이 이 길은 자기들의 사유지이므로 그 어떤 사람도 통행을 할 수가 없단다.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을 봤나? 이 길이 어째서  당신들의 소유이냐?" 아무 대꾸도 없이 저 앞에 있는 자기 집으로 후딱 가버린다. 나이도 어린 젊은 여자이고, 직접 상대하기도 귀찮아서 부동산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진입로를 막는 사람이 있어 지금 밑에 밭에 콩타작을 하러가야하는데 갈 수가 없으니 조치를 취해달라고." 

 

얼마전 까지는 나의 단감농원을 제외하곤 그 부근 일대가 모두 부동산업자 1인의 소유 였으나 토목공사 후 지적분할을 하여  부동산 사장이 일부 매각을 하였으며,지금도 계속 매각중에 있다.

그런데 조금전 길을 막은 이와 또 다른  형제가 각각 1필지씩 토지를 구매하여 비들기집을 지워놓고 주말이면 들리곤 하는데,위 3가구는 친밀하게 잘 어울려 지내는 것으로 보였다.물론 나는 일하는데 바쁘고 그네들과는 줄긋기할 공통점이 없어 그냥 무덤덤하게 지내고 있는중이다.부동산 사장이 그네들에게 토지를 매각할 때 진입도로의 지분 일부를 함께 등기이전을 해주었는 모양이다.나역시 진입로를 확실히 하기위하여 그네들 비둘기집터 보다 더 큰 면적(업자측에서는 독립적으로 매각하기 곤란하지만 나의 농장과 합필하면 반듯한 토지가 되는 경우임) 을 매수한 바 있는데 자기들 땅이라고 통행을 못하게 하다니...

무슨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은 봤어도 이미 "건축법상 도로화"된 도로를 자기네 3인이외에는 통행을 못하게 하다니..

 

결국 부동산 사장에게 연락후 2시간여 동안 기다려도 해결이 되지않아 가을 낮이 그리 긴 것도 아니고해서 길 양쪽 기둥에 매여있는 체인을 부숴버리고는 그 길을 통과해서 볼일 을 보았다.

인근에 있는 콩밭에 가서 콩타작을 마치고 어둑한 저녁시간에 올라오니 3인중 주도격인 1인이 눈에 뛰었다."이 길을 왜 막느냐? 몰상식하게, 앞으로 한 번만 더 이딴 짓하면 콩밥을 먹이겠으니 그리 알라"하고는  와버렸다.

 

오늘 마누라와 이런저런  농담 끝에  그 길 막는 얘기가 나와서 통행방해로 고소를 함에 있어  마누라가 먼저 "저쪽  3인측에서 먼저 체인손괴 로 문제를 삼으면 꼼작없이 자기들 스스로 증거를 확인해 주는 것이니 궂이 통행방해 현장 사진을 찍어놓을 필요도 없겠네 " 한다.

법학을 전공한 나보다 더 법률스러운것 같았다.

 

요즘 종편방송의 패널중에 변호사가 심심찮게 나와서 단편적인 법률지식이나 상황별 대처요령을 설명하더니 어느새 전업주부에게 까지 법에 물들게 한것 같다.

심지는  변호사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것 보다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엄연한 범죄사실에도 불구하고,

먼저,도망가라

둘째,부인하라

마지막으로 참회하라,즉 납작업드려 용서를 빌어라.

대강 이런 내용들을 공공연히 가르치고 있으니 어느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나도 한참  헷갈린다.

 

 

중국기서인 삼십육계 해설서인 "단공삼십육계"에서 보면  서른여섯가지 책략이 있는데 자기스스로 입증해주는 증거를 활용하는 것은,제3자의 칼이 아니니 타도살인(他刀殺人)은 아닐테고 몇번째 책략에 해당할런지?

그리고 이책에서는  주위상책(走爲上策)이라고 하였는데 "일도이부삼참"의 계책은  37번 째 책략의 지위에 오를 수 있을까? 그냥 서른여섯번째의 주위상책의 파생(波生)책략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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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내가 집앞 마트에 가는데 따라 나섰다. 별로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집에 있는 것이 보기가 딱했는지 아니면 짐캐리어로 이용할 요량인지는 모르겠으나 명분은 내가 심심해할까 봐 데려가 주는 것이란다.

 농장에 가서 구워먹을 앞다리살을 조금 샀다.그런데 돈육코너 주부사원이 비닐봉지에 고기를 넣은 다음 투명비닐 봉지에 다시 포장을 해준다.지난 번 까지는 고기를 비닐봉지에 담은후 가격표만 붙여 주면 아내가 옆에있는 바켓에 준비되어있는 비닐봉지를 1장 꺼내어 다시 포장을 하길래 처음에는 못마땅해 하다가 최근에는 생고기에서 핏물이라도 배어나오는 것을 방지하려는가 보다하고 짐작은 하였으나 그래도 마트 종업원이 눈총을 줄까봐 신경이 쓰이곤 했었다.

그런데 그 주부사원이 아내가 늘 비닐봉투를 1개 더 포장하는 것을 보아두었던지 오늘은 아예 두겹으로 포장을 해준다.기분이 정말 좋았다.

고객만족이 별 것 아니것 같다.고객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것이 최고의 고객서비스인 것 같다.

 

오늘은 농장에서 이것 저것 가을 걷이를 하다가 시내 급한 볼 일이 있어 아침 일찍 기차를 탈려고 읍내 역에 갔다.읍소재지여서 그런지 기차를 이용하는 손님이 주로 노인들이다.부산까지 가는 기차표를  살려고 줄을 섰다.바로 앞 손님 역시 보따리를  한 개 든 할머니이다.매표원이

현금영수증을 어쩔거냐고 하니까 휴대폰에 등록을 해달라고 한 모양이다.그런데 매표원이 할머니에게 휴대폰 번호를 키보드에 직접 입력하라고 했는모양인데 세번이나 시도했으나 계속 불능처리가 되고, 뒤에는 계속 손님이 줄을 서고하니  매표원의 말투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마침내 할머니는 천천히 또박또박 전화번호를 불러주고 매표원이 입력을 대신해줘서 마무리를 했다.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는 매표소 여직원의 얼굴에서  찡그림이 포착되었다. 서시(西施)가 가슴에 병이있어 얼굴을 자주 찡거렸는데 얼굴을 찡그릴수록 더욱 아름다웠다고 해서 서시봉심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고 하는데 매표소 여직원의 찡그림이 서시의 그것과 비교야 안되겠지만 일방적으로  탓할 수는 없었다.내가 그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용무를 모두 마치고 부산에서 농장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다시 구포역으로 갔다.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매표소에 대기고객은 없었다. 1,2,3 창구,즉 매표원이 3명이다. 2번은 발권중이서 1번(남자)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표지팼말을 회전시킨다."옆 창구를 이용하세요."

그래서 3번(여자)으로 방향을 틀어 수영선수가 골인지점을 터치하듯

매표소 앞을 막 터치하려는 순간 3번도 표지팻말을 홱 돌려버린다.

이럴 수가 눈까지 마추지고 돌진해 갔는데.....

"표를 사러 오는 것을 빤히 쳐다보고 일어서 버리면 어쩌란 말이냐고요?"들릴듯 말듯 중얼거리니 눈치빠른 1번이 표지팻말을 다시 돌려 발권작업을 해준다.비록  점심시간이지만 기분이 정말 불쾌하다.요즘은 정보가 발달되어 한,두 다리만 건너면 코레일사장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상의 푸른기와집도 연줄이 닿는 세상인데 부산직할시에서 저러한 고객서비스가 존재하다니, 독점기업에서만이 볼수있는 현상인것 같다. 섭섭한 기운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 회사에는 아직

"고객은 우리의 밥줄이다"가 아니고 "고객은 우리의 밥이다" 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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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몇일 전 인천에서 개최된 "2014아시안게임"의   폐막식에 참석하였던 북한의 최고실세 3인이 갑작기 다년간 이유에 대하여 몇자 기사가 실렸다.

남남(南南)갈등 유발과  최고존엄의 건재를 과시하는 홍보가 목적일 수도 있단다. 그 속 마음이야,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알 수 있을까마는  신문에 났으니 그렇다 치고, 또 어떤 이는 남쪽에 있는 조직에

기(氣)를 넣어주러 왔다고 하기도 한단다.어찌 보면 氣도 먹이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

 

3~4년 전,  이 나라의 대법원장과 대선후보 까지 지내셨던 분이 같은 신문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하여 활동하는,마음에 들지않는 사제단을 향하여  "북한에 가서 정의구현하고 순교하라" 고 얘기한 것이 문득 떠오른다.

"안방에서 따뜻한 아래목에서 이불이나 덮어쓰고 촛불집회같은 것 하지말고 삭풍과 탄압이 휘몰아치는 광야(북한)로 나가거라.진정한 용기가 있다면 그곳에가서 정의를 구현하고 순교하라."

 

또한 비슷한 시기에 스님들은,

"템플스테이 예산지원 안받겠다, "국립박물관에 보관중인 문화재도 돌려받겠다"그리고 4대강사업은 반대하겠다"

이 또한 무슨 말을 하는것인지 이해가 좀 안 간다.

 

우리가 어릴적 부터 마음속에 그려온 신부님과 스님象하고는 아무래도 거리가 좀 있는것 같다.

물론 대다수는 아니란 것을 잘 안다.

어려울 때 찾아가서 매달리고 싶고 ,죽고싶을 만큼 괴로울 때 위안을 삼는 그러한 정신적이고 영적인 부분은 점차 희박해지는 것 같다.

 

어느나라에나 이익집단은 있게 마련이다.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하여 또는 밥그릇를 챙기기위하여 활동하는 것을 나라에서 인정해주는 경우인데,

위 두 경우는 이러한 속세 사람들,일반인들의 이익집단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어려운것 같다.

 

정보가 발달하고,사회가 각박해지면서 너나 없이 인간적으로 너무나 인간적으로 변모해가는 것 같다.

어릴적에 국민학교(현:초등학교)때 여선생님은 변소에도 가지않는 줄 알고, 어쩌다 변소에서 나오는것을 보고는 얼마나 신기해 했는지 모른다.그런데 이제는 그 여생생님도 인간인 것을 알게된 것과 마찬가지로

신부님과 스님도 속세에서 허우적거리는 인간인 것으로 치부해버리면

우리의 정신건강에나 도움이 될런지..

 

어느누가 말했듯이

역시,사람은 먹이에 의해서 움직이는 동물인가 보다.

 

나역시 오후에는 먹이를 찾아 나갈 예정이다.

몇일전 "ㅇㅇㅇ보안관" 모집이 있어 서류를 넣었더니, 면접보러 오란다. 30여명 남짓 뽑는데 600여명이 몰려들었다니...

이건 뭐 달란다고 막 퍼주는 먹이가 아니고,피를 튀기며 경쟁자를 물리쳐서 쟁취해야하는 그런 먹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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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의 반신불수 노인이 85세의 치매에 걸린 배우자를 향하는  사부곡(思婦曲)의 한 장면이다.

 

한 때,중정부장 시절에는  이 나라의 산천초목을 떨게 하였고,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총리를 지내신 분이다.

 

그 당시 산골 외딴 동네의 주막에서까지 젊은 남정네들이 한데 모여앉아서 나무젓가락으로 술상을 두드려가며 목청껏 불렀던 노래가

 "유정천리"이다.

 

감자심고 수수심던 두메산골 고향땅에서

기심만이라도  맬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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