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대공원의 말레이곰 "꼬마"가 공원 우리를 탈출해서 소란을 피운 일이 있었다.탈출 9일만에 보금자리로 복귀했는데,탈출이유가 가관이었다.마누라와 4년동안 같이 살면서 짝짓기를 한 번도 못 했다나..

이해가 된다.

어릴적에 집에 암소와 황송아지를 같이 키운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새끼 황소가 사춘기였던 모양이었다.

들에 꼴 먹이러 몰고가도 풀도 제대로 먹고 않고,설쳐대기만 하고,살도 안찌고,메말라갔다.

부모님은 내가 소를 먹이고 해질녁 집에오면 소의 배가 부르면 흡족해하셨는데, 그놈의 소가 그 모양이니 별로 반가워 하시지를 않으신것 같았다. 이웃 마을 할아버지가 소의 병에는 도통하셨는데 증상을 들으시고는 약을 지어주셨다. 소는 그 약을 먹어서 그런지 정상으로 되돌아왔는데..위에 "꼬마"와 같은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어미소는 제 아들이 상사병에 걸려 헤매는 동안에도 아는지 모르는지 말뚝에 매인 채로 누워서 눈 만 껌뻑이며,되새김질만 열심이었다.

이웃집 황진이라도 불러 만남을 주선해줄 생각이나 있었는지...

 

 단감농장에 가지않는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집앞에 있는 범방산에 등산(산책)을 하는데, 오늘 역시 산에 갔다.

풀코스는 산등성이를 하나 더 넘어가면 되고, 약식으로는 舊 길로 올라간후,"구포무장애숲길"인 新作路(?)로 내려 오곤한다.

풀코스 진입 지점에는 네갈래 길이 있다.

 

오늘 역시 진입지점에 이르러 마늘에게 물어본다.

장난기가 발동되어 "이랴" 로 할까? "웟디로"로 할 까? 

오늘은 "바로 가느냐",약식 코스인 "왼쪽으로가느냐"의 물음 이다 

참고로,소를 이용해 쟁기 질을 할 때,오른쪽은 "일로로",멈출 때에는 "워,워",뒤로 갈 때에는 "물러" 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내는 한 술 더 뜬다.친정 곳에는 "웟디"라고 했는데 "웟디로"해도 잘 알아듣고, 소가 일본어(?)도 알아듣는 걸 보니 사람보다 낫다고...

 

개는 그집 안주인을 닮고,소는 바깥주인을 닮는다는 말도 있다.

순한 소도 때에 따라서는 성질을 부릴 때까 있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그 놈의 소도 꼭 너거 아배 닮아 가지고..."

하시던 말씀이 뜨오른다.

 

견공 우공을 기준으로 현재의 위정자들과 일렬종대, 앞뒤로 줄을 세우면 우공보다 뒤에 줄서는 이가 얼마나 될까도 생각해본다.

 

오늘은 여기서 "워,워"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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