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두부를 만드는 날이 다가왔다

먼저 지난해 수확해둔 콩을 물에 불려야한다 저녁에 콩을 물에 담궈놓으면 이튿날 아침에 멧돌에 갈면되는데

오늘은 아침에 불려놓았다가 오후늦게 1차 공정을 끝내고 밤새 굳혀서 내일 아침에 잘라서 아들몫과  우리 먹을 것을 

절반씩 분배하면 된다

 

쌀과 육류 생선등을 제외한 식재료 즉, 된장 고추장 콩나물을 비롯한 각종 채소류 과일류등 농작물은 거의 자급자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손자가 두부를 유난히 좋아해서 2~3주 마다 두부를 만들고 있다

 

두부를 만드는데 있어서 주의할 사항은 2가지이며

첫째는 간수의 배합비율이다

처음에는 소금을 물에 녹여 식초등을 배합하여 해보았으나 제대로 되지않아 간수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간수의 배합비율은 전적으로 경험에 의존해서 그때마다 두부물의 끓이는 시간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주면 된다

 

두번째는 1회당 콩의  량이다

가마솥의 크기와 두부의 필요량에 기초한 콩의 적정량이 두부제조의 최고 노하우이다

현재 사용하고있는 가마솥의 크기에는 콩 3.5Kg을 하면 되는데 아내가 손이 큰 편이라 간혹 조금씩 더 넣는 경우가 있다   콩을 분쇄하여 끓이는 중에는 주걱으로 저어주어야 하는데 이때 콩의 량이 조금 많은 경우에는 쉽게 눌어붙어 주걱으로 저얼 때 촉감으로 느껴지는데 이럴 때이면 아내한테 또 물어본다

콩을 더 넣었느냐고...

그리고 내가 한마디 더 한다 " 두부는 공산품이기 때문에 간수와의 배합비율과 가마솥의 크기에 맞는 콩의 량을 정확히 지켜야 된다" 라고  그러면 아내는 또 반격한다 "두부가 어째서  공산품이냐고"

20여년 전 구입한 예초기가 일본산 혼다 제품인데 볼트 넛트등 모든 부속은  규격화되어 있으며 아직도 불편함이 없이 부속을 교체하여 잘 쓰고 있는데 두부 만드는 것 역시 가마솥의 용량과 콩물의 비율이 맞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

두부가 공산품이어야 하는 이유를 혼자 중얼거려 본다

 

두부의 맛은 머니머니해도  틀에 굳히기 전 열기가 식기전  상태의 순두부가 최고일 것이다

복많은 이웃은 콩물을 끓인후 굳히기 직전에 방문하기도 한다

오늘도 동네 초입에 사는 이웃 아줌마가 지나가는 길에 들러 순두부 한봉지 얻어가는 행운을 누리는 영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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