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바로 입구에 젊은 내외가 택지를 새로 구입하여 조립식 간이 주택을 짓고는 어제 첫밤을 대학다니는 딸과 같이 보내고는 오전에    우리내외가 고추대를 세우고 있으니 맛보라며 제과점 빵을 두어개 가져왔다.

처음 내땅을 구입하여 간이주택이지만 본인 취향에 맞게 건축하여 하루밤을 보낸 소감은 그 무엇에 비교하랴?

 

그런데 그 새댁이 어제 와서 방안을 살펴보니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어 청소를 말끔히 했단다.시골에 무슨 흙먼지가 있을까 잠시 생각을 해보니 송화가루가 날리는 시기라 흙먼지가 아니라 송화가루이며, 고추밭 멀칭비닐위에 노르스름하게 쌓여있는 증거물과 까지 설명해주었다.

 

만물이 소생하여 생동감이 넘치는 시기에 하물며 소나무인들 예외이랴!

어제는 아래동네 밭에 밭갈이를 하는데  앞산 중턱에  송화가루가 바람에 날리는 것이, 마치 소방용 헬기에서 뿌리는 물보라 와도 같았다.

장관을 혼자 보기가 아까워 마눌에게 자랑했더니 저렇게 도 많이 송화가루가 날아가는 데 소나무는 왜 싹이 그리도 적게 나노 한다.

잠시 민들레와 혼동한 모양이다.

요 며칠전에는 민들레 홀씨가 집앞 마당에, 방안까지  그렇게도 많이 날아다녀 소란을 피웠드란다.

 

박목월 시인의 "윤사월"에 등장하는 눈먼 처녀가 문설주에 기대어 꾀꼬리 울음소리 엳듣던 때도 송화가루 날리는 계절이라는 것이 새삼

생각난다.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어신세  (0) 2022.04.24
갑을 관계  (0) 2017.07.14
이세상에서 제일 많이 남는 장사  (0) 2017.01.29
얼라똥에도 촌수가 있다  (0) 2016.09.02
자화상  (0) 2016.03.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