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볼일이 있어 잠시 없는 사이에 이웃에 거주하는 할머니 한분이 마누라 혼자 있는 농막에 쑥바구니를 들고 잠시들렀다 갔단다.

십여년 전 우리가 이 동네에 처음 터를 마련하여 들어왔을 때 바로 옆 계곡 골짜기에 부부가 살았는데 이제 영감님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어 여든 초입의 나이에 여태껏 옛날 그 집에 기거하고 계시는 모양이다.

 

지금은 지하수를 개발하여 감나무에 소독을 할 때에 아무 걱정없이 물(25말들이 3통)을 받을 수있게 되었지만 그 당시만 하여도 계곡 위부분에 호스를 설치하여 물을 확보하곤하였는데 날씨가 가물 때에는 물이 귀하여 호스의 설치위치를 계곡의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해야만 할 때였다.

 

그날도 역시 농약통의 물 확보가 어려워 계곡 위쪽 물줄기를 찾아 자꾸만 올라갔었는데

그곳 외딴곳에 가옥이 한채 있었으며, 바로 그 부부가 살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이라 인사를 나누고 몇마디 대화를 나누고 있는사이,먼저 올라 간 사람이

숲속에서 사라져서인지 마누라고 뒤따라 올라왔다.

그 부부가 하는 얘기 "낭군이 안 보인다고 걱정이 되어 금방 뒤따라 왔는가 보다"하면서

부부금슬이 어떠니 저떠니 하면서 자기들 소개를 간단히 한 것이 기억난다.

 

바깥주인 입장에서 본처는 시내에서 자식들과 같이 살고 있으며,지금 같이 지내고있는 사람은 본각시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터를 계곡 골짜기, 타인의 방해나 간섭을 별로 받지않는 곳에 잡았는지는 몰라도

동네에서 그렇게 말이 통하는 이웃이 별로 없다고 한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지금은 바깥주인도 몇년전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어 그 집을 지키고 있는데,부동산업자가 그 부근 일대를 개발하기위하여 그 집조차도 매도를 권유하고 있단다.

남편의 자식인지 본인의 자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제는 자식이  합가하자고 권유를 하는 모양인데,현재 거주하고있는 집이 팔려서 목돈이 생기면 그 때에는 또 어찌할런지?

걱정이 되는 것은 나 혼자만의 기우일런지...

 

자기가 거주하는 바로 아래 터에 주말 별장(세컨더하우스)을 지어 온 젊은 부부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직접 담은 된장이며 간장을 퍼다주곤 했는데,막상 아래에 있는 그집에 손님이 와서 마당에서 되지고기,소고기를 구워먹을 때에는 불러주지도 않는다고 하소연까지 하더란다.

그 할머니가 가면서 하는 얘기인 즉슨, 이웃과 대화를 너무 아니해서 입안에 가시가 돋을 지경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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