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은 한해살이 풀이다.초등학교 시절에 학교앞 화단을 장식하던 채송화,해바라기등과 더불어 주종을 이루던 화초이다.
요즘은 나무백일홍이 한창 피는 시기이다.
일명 배롱나무라 일컫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렇게, 먼저간 님의 영혼처럼 백일 동안이나 곁을 떠나지않고
남아 있는 사랑을 지켜주는 지조있고 품격있는 배롱나무가 말썽이다.
자두밭이 한 떼기 있는데 배롱나무 숲 옆에 있다.
숲이라기 보다는 자두밭 옆 토지가 모양이 좁고 길쭉하여 종전에는 벼를 심었는데 몇 년전 땅 주인이 자기의 조상묘 주위에 심겨져 있던 배롱나무를 무슨 삼사인지 그기에다 옮겨 심었다.대략 10여그루는 될 것이다.그리고, 매실 나무도 그 옆에 일부 심어 놓았다.
그 밭 주인을 마눌과 나는 "백일홍 할아버지" 또는 그냥 "백일홍"이라 칭한다.
처음에는 우리가 집을 지으면 나의 소유도 아니면서 배롱나무 정원도
공짜로 얻게되는 것이라 마음속으로 은근히 좋아했는데...
해가 갈수록 나무도 주인도 모두 천덕꾸리기가 되어가고 있다.나무는 전지를 하지않은 상태라 제멋대로 자라 밭 경계선을 넘어와 자두나무와 뒤엉켜 바람이라도 불때면 자두를 상하게 하며,또한 잎과 줄기 부분은 연기에 거을린 것처럼 검으색으로 변하여 무슨 병을 얻은 것같아 신
경이 쓰이게 만든다.
주인도 또한 그와 크게 다를 바가 아닌 것 같다.
옛 속담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다시 매지 말아라"는 것이 있는데 아얘 망태를 둘러매고 주인마냥 자두를 따다가는 인기척을 내면 슬그머니 자기밭으로 걸어가서 매실을 따는 척(?)한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미안해 할까봐 모른척 했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다시 가보니 매실을 다른 나무는 모두 따면서 자두나무의 바로 옆 매실나무에는 두 그루 정도 그냥 놔둔 것이 눈에 띄었다.참 이상한 일이다 수확시기는 벌써 지났는데...
며칠후 그동네 사는 조카뻘 되는 먼 친척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요즘 , 정신이 오락가락하여 병원에 다닌다고 했다.나이는 아직 70대 초반인데, 예사 일이 아니다.
모른 척 하기를 한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요즘 속담은
"자두밭 옆 매실은 아껴가며 따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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