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고추값은 더 이상 이것을 재배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쁨을 주지못했다.재작년까지 근당 2만원하다가 지난해에는 풍작으로 1만원으로 떨어진 것이 올해에도 지난 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매년 고추모종 200포기를 심으면 자급자족용 제하고 남는 것이 3~40근은 된다.이것을 젊은 시절 쌀가마니를 들다가 다쳐서 불편한 허리로 하나씩 따야 한다.그리고는 먼지등 불순물등을 깨끗이 닦아낸 다음 일주일 가량을 햇볕에 말려야 한다. 혹시 말리는 기간동안에 비라도 내리면 감당하기가 더 어럽다.이것을 또 팔려고 하면 혀꼬부라진 소리로 납짝 업드려 말을 꺼내어야 한다.그러면 어떤이는 시가에서,친정에서, 또는 사돈의 팔촌이 등등 모두가 고추타령이란다.올해에는 처형이 전량을 선뜻 사겠단다.지난 해 까지 손위 처남댁에서 구입을 해왔는데... 우리야 어차피 우리 먹을 것에서 남은 것이라 팔지못하여도 그만이지만 형제간에 단골을 가로채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그쪽(처남댁)에 사라고 하니 한사코 우리것을 달란다.하기야 모두들 초벌로 기계에서 건조시켜 마무리만 하루이틀 볕에 말리니 우리 것 하고야 비교가 되겠는가? 아무래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마누라가 처남댁에 안부전화차 하는 통화중에 그기에는 올해 고추농사를 병충해로 인하여 접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불편한 마음이 늦게나마 해소되었다.
여름내내 몇개 달리지도 않았던 호박덩쿨에 서리가 내릴 때가 다가오면 왠 호박은 그리도 많이 맺히는지? 단감도 굶주리게 키워야 많이 열린다고 동네 이웃이 해준 얘기가 떠오른다.고추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풋고추가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매달려 있다. 태양초 고추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데, 가을 볕에는 붉게 익지도 않을 뿐더러 이제와서 너마져 천덕꾸러기가 될려고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이렇게 많이도 매달리느냐?
궁리 끝에 그냥 버리기 아까워 풋고추를 모두 따서 공판장에 보냈다.
모양이 쪽 곧은 것은 속을 파낸후 양념소를 넣어 고추 튀김용으로 하면 될테고 크기가 조금 작은 것은 국밥집 풋고추용으로가서 오뉴월 된장 단지에 풋고추 처박히듯 푹 찍어 먹는데 쓰여도 좋을 것도 같아서 이다.
그런데 경매결과는 역시 말도안되는 가격이다. 상하차비,경매비용 및 박스값을 제하면 손에 떨어지는 것이라고는 그냥 허허 웃어 넘기고 말 수준이다.
농작물이 풍년들면 농부들이 좋아해야 할 터인데 언제 부터인지는 몰라도 풍년이 드는 것이 농민들에게는 오히려 시름거리가 되고있는것이 현실이다.이나저나 생산자와 중간상인등 고추 이것만 붙들고 매달려 먹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런지? 이제부터라도
고추만 붙들지 있지말고 다른 곳에도 매달리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