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일이 있어서 지하철을 탓다

비행장 방면으로 가는 차였는데 여행용 가방을 2개나 끌고서 부부가 타길래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여행생각이 나서

제법 부럽기도 하고 해서 유심히 살펴봤다

여자는 자리가 생겨 좌석에 앉고 남자는 선채로 있었는데 어느 역에 정차하자 여자와 내가 앉아있는 중간좌석의 손님이 내렸다 그런데 그여자 가 제법 큰소리로 "자기야 여기앉아"하는 사이에 바로 가까이에 서 있던 승객이 한 발앞서 앉아 버렸다 두남녀는 뜻모를 미소를 교환했다

남자는 나(을미생,양띠)보다 비슷하거나 서너살 아래인것으로 보였고 한발 먼저 앉은 승객은 제법 영감(?) 티가 났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 또 한 자리가 생기니 그 여자 왈 이번엔 "자기야 저기 앉아" 이제는 저쪽 건너편을 가리킨다

그런데 역시 좌석과 가장 가까운 위치의 여자승객이 앉는다

그 남자왈 "영감들이나 앉지, 나는 영감이 아이다"한다

지하철 빈자리는 모두 그네들 자리인양 ...

 

가관인 것은 다음 역에서 자리가 생기니 영감도 아닌것이

자리에 덥석 앉아서는 이제는 자기 여자를 부른다 

나란히 같이 앉으려고...

 

처음엔 평일에 비행기정도 타고 여행을 즐기면 기본 이상의 교양은 갖추지 않았나 싶었는데...

그 때 그네들의 마주보며 웃은 웃음의 뜻은

미안해서 겸연쩍은 웃음인지? 아니면 가소로운 웃음인지?

 

그날은 하루 종일 ..아니 그 이후 몇일까지 기분이 여~엉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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