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랫마을 사는 이웃 할아버지가 농장앞 터를 고른후 컨테이너에 입택을 하셨다길래 화장지 한봉지를 들고 방문을 하였다. 지금까지 지게를 지고 아래 동네에서 출근(?)을 하시느라 고생을 했는데 이제는 복숭아밭 귀퉁이에 쉼터가 있어 일이 많이 수월해졌다며 좋아해 하셨다.

어쨋거나 손님은 손님인고로 냉장고에서 막걸리 한병을 내어놓고 권하시길래 둘이서 한 모금씩 목을 축이고 왔다

그런데 그 때 방 한쪽을 보니 됫병소주도 한병이 눈에띄었다.

"저렇게 좋은 물건이 이 산속에 있다니..." 군침을 삼키며 돌아왔다.

 

얼마 전에는 컨테이너 옆 공터에도 토목공사를 하드니 어김없이 같은 모양의 컨테이너집 한채가 또 들어섰다.

이번에 입주한 사람은 나도 잘 아는 사람이다. 이곳이 고향인 사람으로 물려받은 터를 은퇴한 후 유유자적을 즐기려 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 양반의 술실력이 보통이 아닌 것은 십여년 전부터 아는 바이다.

그림 속의 할아버지 컨테이너집에 눈에 띄든 됫병소주가 성하게 남아 날런지 궁금하던 차, 요며칠전에 그 할아버지를 길거리에서 만났는데 왈 "새로 온 옆집 주인 술고래다 술고래..."

 

처음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했을 때 방 한쪽의 됫병소주와 냉장고 안의 막걸리병을 보고 난후 술실력이 보통이 아닌 그 양반이 바로 이웃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문득 떠오른 네글자 "교룡입해" 바로 이것이었다.

산골에서 물 좋아는 용(나도 포함)의 눈에 됫병소주는 군침을 흘리기에 충분하지않겠는가?

나중에 이사온 양반이 수어지교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교룡입해의 경지까지는 아니드라도 내가 상상했던 것 만큼 반가워했으리라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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